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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건축계획을 세우자 – 계획 없이 집 짓다간 산으로 간다 3편. 건축계획을 세우자 – 계획 없이 집 짓다간 산으로 간다“건물은 땅 위에 짓지만, 집은 ‘계획 위에’ 짓는다.”집짓기는 단순히 예쁜 도면 하나로 되는 게 아닙니다.건축은 철저한 목적 설정 + 자금계획 + 일정 시뮬레이션이 핵심입니다.이번에도 함께합니다!열정 가득 꿈을 꾸는 ‘꿈친’,현실을 꿰뚫는 ‘착한건축사’이 둘이 집짓기의 첫 단추, ‘건축계획’의 핵심을 풀어드립니다.꿈친과 착한건축사의 대화꿈친: 착한건축사 형~ 땅도 확인했겠다, 바로 설계 들어가는 거지?착한건축사: 참 성급하구만~그 전에! 제일 중요한 건축계획부터 잡고 가야지.꿈친: 그냥 우리 가족 살 집인데 뭘 그렇게까지?착한건축사: 그러니까 더 신중해야지!‘심심해서’ 짓는 거 아니잖아? 네 인생이 들어가는 집이니까다음 3가지부터 반드시 생각..
2-3. 도서관, 생각하고 머무르는 공간 도서관은 언제나 저를 조용히 맞아주는 공간입니다. 도시의 소음으로부터 물러나, 말 대신 숨결이 감지되는 장소, 그곳이 바로 도서관입니다. 특히 오래된 학교를 개조한 정독도서관이나 근대기의 공간성을 품은 서초구 중앙도서관 같은 곳에서는, 단순히 책을 읽기 위한 공간을 넘어, 존재의 속도를 천천히 허락받는 느낌이 듭니다. 그것은 공간의 배려이자, 건축의 품격입니다. 이 에세이는 그런 도서관에서 경험한 감정과 건축적 인상에 대한 기록입니다. 종로 한복판, 삼청동 입구에 자리한 정독도서관은 제가 가장 자주 찾았던 도서관 중 하나입니다. 시내에서 학교를 다닌 덕에 이곳을 오랫동안 다녔습니다. 정독도서관은 1920년대에 지어진 경기고등학교 건물을 개조해 1977년 도서관으로 전환된 공간입니다. 오래된 붉은 벽돌 건..
2-2. 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고궁들 종로에서 나고 자란 저에게 고궁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입니다. 어릴 적부터 친구들과 이화동과 원서동 골목을 누비며 뛰놀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말하는 힐링이나 명상이라는 말을 몰랐던 시절에도, 고궁만큼 마음을 가라앉히는 공간은 없었습니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궁궐은 다소 크고 조용한 놀이터 같았고, 사춘기에는 마치 그늘 깊은 마음의 은신처 같았으며, 건축을 전공하고 나서는 그곳이 단지 왕이 살던 옛 건물이 아니라 시간과 감정이 켜켜이 쌓인, 하나의 살아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되었습니다.창경궁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이 아마도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이었을 겁니다. 수학여행을 온 것 같은 낯선 친구들 틈에서, 저는 혼자 돌계단에 앉아 북악산을 바라보았던 기억이..
2-1편, 미술관, 고요한 감정이 움직이는 곳 “미술관, 고요한 감정이 움직이는 곳 – 말을 아끼는 벽과 침묵을 권하는 빛 사이에서”미술관이라는 공간은 언제나 말이 적은 곳입니다. 아니, 말이 필요 없는 곳이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공간은 사람의 언어를 대신해 말하고, 어떤 공간은 오히려 사람에게 말을 멈추게 합니다. 제가 처음 미술관이라는 장소를 경험한 것은 고등학교 등하교길에서 만난 지금의 아르코 미술관입니다.붉은 벽돌로 기하학적 건물은 공짜로 열어서 돈 없던 고등학생이 가볍게 들릴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사계절마다 경험한 그곳. 어느 눈이 가볍게 흩날리던 날, 미술관의 매끈한 외피보다는 차가운 공기 속에서 조용히 서 있던 그 건물의 자세가 먼저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길가에서 미술관으로 들어서는 순간, 외부의 소음은 갑..
2편. 토지이용계획 확인서? 그건 땅의 사용설명서야! 2편. 토지이용계획 확인서? 그건 땅의 사용설명서야!도입부“이 땅에 집 지어도 되나요?”집짓기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은 ‘예산’도 ‘디자인’도 아닙니다.바로, “이 땅에 뭘 지을 수 있는지”를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그걸 알려주는 서류가 바로 **‘토지이용계획 확인서’**입니다.이번에도 유쾌한 두 사람,**꿈을 짓는 사람 '꿈친'**과**진짜를 알려주는 '착한건축사'**가이 서류의 중요성을 쉽게 풀어드립니다!꿈친과 착한건축사의 대화꿈친: 착한건축사 형님~! 라떼 사왔고, 이거 뭐더라… ‘토지 뭐시기’도 떼왔어!착한건축사: 오~ 이게 바로 건축주 레벨업 1단계 통과!이 서류는 네 땅에 대한 사용설명서야.꿈친: 사용설명서? 그냥 땅인데?착한건축사: 땅도 ‘용도’가 있어.이 서류 보면 지목..
20. 어느닐 공간이 내게 다가올때 물리적인 공간은 종종 무언의 존재처럼 여겨지지만, 살아보면 느낍니다. 공간이 말을 걸어올 때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이 서서히 안방으로 들어올 때, 찻잔을 놓은 식탁 위로 기울어지는 오후의 빛, 현관 앞 신발 하나에도 우리는 설명되지 않은 감정을 마주합니다. 바로 그 순간, 공간은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이해합니다.사람마다 기억의 언어는 다릅니다. 누군가는 흙냄새 나는 마당을 기억합니다. 누군가는 목재 바닥을 밟을 때 나는 소리를. 또 누군가는 골목 끝에 있었던 빨간 벽돌집의 담장을 떠올립니다. 공간은 오랜 기억을 품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과거의 흔적이 아닌, 지금 이 순간 우리의 감정과 연결되는 ‘현재진행형의 기억’입니다. 그래서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감정의 저장소..
19. 도시를 채우는 여백의 공간들 도시는 결코 건물들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도시를 구성하는 진정한 풍경은 오히려 건물과 건물 사이, 혹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여백’에서 태어납니다. 사람들은 도시를 집이나 사무실 같은 목적지로 기억하지만, 실은 그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며 마주치는 나무 아래의 그늘, 작은 공원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돌 틈 사이로 피어난 풀잎 한 줄기 같은 순간들이 도시를 살아 있는 장소로 만듭니다. 도시의 여백은 단순한 빈 공간이 아니라, 관계를 잇고 감정을 환기시키며 기억을 품는 살아 있는 장소입니다.도시의 여백 공간이란 광장, 보행로, 공원, 골목, 마당처럼 특정한 기능보다는 경험과 감각에 의해 살아나는 공간을 말합니다. 이들 공간은 물리적으로는 건물에 부속되지 않은 ‘사이 공간’이지만, 사회적으로는 ..
1편. 평당 얼마냐고? 그 질문, 집 짓는 사람한테 제일 먼저 하지 마세요 1편. 평당 얼마냐고? 그 질문, 집 짓는 사람한테 제일 먼저 하지 마세요“형님, 요즘 집 짓는 데 평당 얼마쯤 해요?”건축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던지는 질문.그런데 말입니다… 이 질문이 **건축하는 사람들에겐 ‘위험한 질문’**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꿈을 짓고 싶은 사람 '꿈친'**과**진짜를 알려주는 '착한건축사'**의 유쾌한 대화를 통해 그 이유를 들어봅시다.꿈친과 착한건축사의 대화꿈친: 형! 집 짓는 거 상담받으러 왔어.근데 일단 제일 궁금한 거…“평당 얼마예요?”착한건축사: 그 질문은 마치 자동차 매장 와서“차 한 대 얼마예요?” 하고 묻는 거랑 똑같아.꿈친: 근데 차는 가격 정해져 있잖아?착한건축사: 아니지~“경차 말하는 거야? 수입 SUV 말하는 거야?가솔린? 하이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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