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통해 전개되는 수많은 사업들은 철저한 전략과 목표에 의해 진행된다. 그리고 기본적인 조직 구조는 유사한 것이 많다. 서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전개되어온 사업들은 규모와 완성도의 차이가 있지만, 반복적인 경우가 많았다. 좋은 결과도 있었고, 좋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사회의 흐름이 변화하면서, 좋았던 결과가 변질되기도 했다. 분명 도시는 불특정 다수가 생활하는 공적 영역임에 틀림없으나, 개인의 욕구들이 충돌하는 곳이기도 하다. 충돌은 갈등으로 나타나며, 공간적인 문제에서 사회적인 문제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욕구와 욕망은 오늘의 서울을 변화하게 만드는 새로운 원동력임은 여러 가지 현상에서 드러나고 있다. 개발이슈가 나오면 곧바로 반영되는 부동산 가격변동이 극단적인 예이다.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요인들이 단기적 시각으로 서울이라는 도시이 가능성이 거세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 중, 2000년 초반 알던 지인이 시내 중심가에 대형 상업공간을 개발하겠다고 의견을 물어왔다. 부동산적 시각은 잘 모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고,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을 이야기 해주었다. 하지만 필자의 의견은 바로 반격을 당했다. 바로 분양해 버릴 사업이기 때문에 활성화나 이후의 일은 관심 없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곳은 평당 억대를 호가하는 시내 중심가인데, 완성된 그 건물은 중간층이 텅 비어 있다. 아마도 분양받은 사람들은 엄청난 손해를 보았을 것이고, 시내 한 복판의 그 건물은 활용도를 찾지 못해 빈 공간을 그대로 두고 있다. 신도시 동백의 거대한 쥬네브라는 상가가 그렇고, 이런 사례는 조금만 시선을 돌려 주변을 보면 너무나 많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가? 그들의 시각에 먼 미래는 의미 없을 뿐이고, 현재의 이익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빠른 변화가 이런 시도라면 큰일이다. 시간이 흘러 재활되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쇄락한 공간으로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분명 서울은 장점이 많은 도시이며, 서구도시들에서 만나게 되는 슬럼 같은 외부인이 방문하기 힘든 공간이 없다. 문제적 공간. 과연 미래의 서울에도 그런 공간은 존재하지 않을까? 지식사회로 인한 소득의 격차는 선명해 질 것이고, 문화적 다양성과 괴리현상 역시 나타날 것이다. 이로 인해 소외의 공간이 나타날 것이고, 분명 그것은 부정적 요인이 틀림없으며, 성장이나 지속성을 방해할 것이다. 스페이스 마케팅의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지속될 것인가가 중요해 진다. 개인들의 욕구를 모두 해결하기 어렵고, 갈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가를 넘어서 아시아의 도시들과 존재감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단순한 존재감은 의미 없으며, 충분한 경쟁력으로 부각되어야 한다. 스페이스 마케팅을 정리하면서 도시를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도시도 중요한 하나의 경제적 대상으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페이스 마케팅을 연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우리 서울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이야기 할 필요가 느껴졌고, 서울을 다니면서 공간적 전략을 생각하게 되었다. 세계 각국의 도시들이 전개하는 다양한 결과들은 매력적인 사례들이 되었고, 창의적 벤치마킹을 통해서 서울에 맞는 것들로 재탄생하기를 기원하게 되었다. 그것은 서울 시민으로 서울이 도시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최고의 혜택을 보는 것은 다름 아닌 그곳에 거주하는 우리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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