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건축 이야기 [Urban & Architecture ]

관상용 한강? 생활 속 한강? 유혹의 장소

Archtect H 2025. 6. 2. 09:00

 

2007년 한강르네상스로 일컬어지는 서울시의 다양한 시도들은 주목할 만하다. 한강은 홍수기와 평상시의 고저차가 12m에 이르고, 인접지반은 4m까지 차이가 나서 직접적인 이용이 불편한 구조를 하고 있다. 더구나, 조선시대에 이용되던 조운의 대상으로써 한강은 산업화 과정에서 급격히 활용도가 떨어졌다. 저비용 구조의 교통 투자는 강변을 따라 도심고속화 도로를 건설하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한강과 생활공간을 분리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이런 지형적 한계를 많이 이야기 하고, 나 또한 공감하는 편이다. 그런데, 파리의 세느강이나 런던의 템즈강 역시 과거에는 극심한 건기와 우기의 차이가 있었다. 강폭을 생각하면 금강정도가 비교될 만하다. 대략 15세기 전후로 파리와 런던의 강들은 준설작업이 시작되었고, 우리가 여행길에 만나는 템즈강과 세느강은 자연하천이라기 보다는 인공하천에 가깝게 정비된 것이다. 왜 먼나라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한강 역시 이런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경론자들의 이야기도 어느정도 동의하지만, 완전 자연하천의 모습은 오래전에 사라졌다. 복원이라는 것도 결국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강 활용도는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사용을 위한 과감한 도전도 필요하다. 아이디어를 무작정 무리한 생각으로 치부하기엔 한강의 위치가 너무 낭비되고 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한강은 바라보는 거대한 관상용 강이 되었다. 한강의 이용도가 떨어진 것은 한강을 통해 연계될 산업공간이 부족했고, 북한과 이어진 한강 하구의 문제도 있었다. 이용도가 떨어진 한강은 방치되어 있었고, 1986년 한강종합개발계획을 통해 도심 공원기능으로 수변공간이 정비되면서 시민들에게 한걸음 다가왔다. 이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나, 적극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고, 부분적인 보완작업들이 진행 되었다. 한강 고수부지를 이용한 생태학습장이나 생활체육공원들의 설치들이 그런 노력들의 산물이었다. 도시 경관에 대한 시각에서 본다면 한강변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부 지역은 전시용 차단벽같이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이에 대한 문제인식을 통해 대대적인 도심 워터프론트 구성을 비롯한 한강 개발 계획이 발표가 있는데, 이에 대해 필자는 흥미롭게 바라보며, 그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역사나 사실을 관찰하는데 있어서 가정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의 가정을 해본다. 만약 우리가 스스로 서구 산업 사회체제를 도입했다면 마포구나 용산 일대에 공장지역이 구성되었을 것이고, 마포나루나 뚝섬은 서울의 중요한 접안 시설이 되었을 것이다. 당연히 내륙 항구로 발달했을 것이다. 그리고 평택까지 이어지는 해상 통로도 개발되고, 김포를 통해 지나가는 한강 하구도 개발되었을 것이다. 물론 쉽진 않았겠지만......

만약 그랬더라면 지금의 마포와 용산, 뚝섬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 같다. 그야말로 한강은 항구도시로 개발되었을 법하다. 이런 상상이 왜 필요한가 하면, 지금 이시점에서 한강의 경제적 활용이나 생산성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보면 어마어마한 여백이 바로 한강이다. 한강 주변의 개발과 아이디어가 부족한 덕분에 서울은 외부로 확장해 나가고, 보호막처럼 경계를 구성하고 있는 그린벨트들이 자꾸 파괴되고 있다. 넓게 확산할 필요보다 가용성을 높이고 집중화 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인 상황이 오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2008년 저술한 본 책을 저술함에 있어서 한강에 대한 거론을 고민했다. 이미 다양한 학문적 접근을 통해 문제점과 대안들이 발표되었고, 계속해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강에 대해 지면을 통해 거론하는 것은 직접적인 한강 접근에 대한 고려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여전히 관상용 수변공간을 바라보고 있으며, 생산되는 생활공간으로써 시각이 아쉽기 때문이다.

그림 한강 활성화를 위한 연계지역 구축

각각의 지점은 지하철과 비교적 지근거리에 위치해서 연계성을 갖도록 계획한다. 관광의 개념보다는 생활, 업무 공간의 부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한강 경관을 보다 역동적이고, 매력적으로 만들 수가 있다.

한강르네상스의(정치적 구호여서 시장이 바뀐이후 사용하지 않는다.) 중요한 명분인 분명 관광산업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의외로 크다. 현재 수많은 산업 중 고용효과가 가장 큰 장르가 서비스 산업이며, 그 중에서도 관광산업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보면, 서울시가 주목하고 있는 관광산업에 대한 시선은 옳은 것으로 보여 진다. 홍콩의 경우 관광은 매우 중요한 도시의 경제 요인이며, 호텔부분만 하더라도, 3만2천명이상이 호텔 분야에 고용되어 있으며, 간접적인 고용까지 합치면 상당하다. 2001년 약 92개의 호텔이 있으며, 이들의 용도는 사업이나 관광목적의 방문객 약 1,400만 명을 예상고객으로 했었다. 이에 반해 서울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관광산업을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으며, 한강은 매력적인 관광지로 디자인 할 수가 있다. 관광 산업의 양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질적 접근 또한 중요하다. 이는 경영적 관점에서 이익을 말하며, 이익과 관련한 생산성과 관련이 있다.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관광산업을 활성화 시켜야 할지,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용산에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국제여객터미널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선박을 이용해서 외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베이징과 상해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면 길어야 1시간 30분인데, 하루 걸려 배를 타고 서울에 올 관광객들은 과연 어떤 계층의 사람들인가? 크루즈 여행이 아닌 이상, 이들의 지출은 과히 크지 않을 것이다. 단체 수학여행이나 저렴한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계층일 것이며, 사회문제를 내포한 불법 이민자들의 입국 시도들도 있을 것이다. 항공이용을 통한 여행이 보편화된 오늘날 선박 이용자들의 지출이 크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기대한 만큼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지지 않는다. 관광을 전략적인 도시의 수익사업으로 이해한다면, 생산성과 장기적인 매력도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타겟 소비자를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강을 수상스포츠가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수변 리조트 시설을 구성하는 것이 더욱 매력적일 것이다. 한강 수계가 범람하는 시기는 365일중 얼마 하지 않으며, 대형 선박이 다니는 곳도 아니다. 일정한 기후와 풍량, 그리고 수상스포츠에 적당한 수량을 가지고 있는 한강은 분명 매력적인 수상 스포츠의 공간이다.

한강을 휴식의 공간에서 생활 중심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노력은 한강 활성화에 충분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지하철등의 도심 교통체계와 연계된 지역을 절점화 하여 건축물을 구성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용산 국제여객 터미널 대신에 포시즌 호텔이나 만다린 호텔 같은 숙박 시설을 유치하며, 도심형 리조트 복합 단지를 구성하는 것이 경제적 효과가 클 것으로 보여 진다. 인접한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들에게 이국의 정취와 해방감, 그리고 그들이 매력적으로 이용할 수상 스포츠 시설들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동경이나 북경, 상해나 오사카 한 복판에 수상 스포츠가 가능한 리조트 시설이 없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서울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생각해 보자! 도심에서 매력적인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경쟁력 있는 도시 생활인 것이다. 사실 없는 것이 아니라, 그들 도시는 불가능 하다고 본다. 고급 리조트 호텔들은 서울에 지출하는 경제적 효과 또한 상당할 것이다. 고용 효과 또한 직접적일 것이고, 동아시아의 부유층이 지출하는 비용 또한 상당해서 관광수입으로 제몫이 가능할 것이다.

서울의 위치는 이들 도시들의 중간점이고, 다양한 기능의 허브도시가 될 수 있다. 어느 나라나 외국이라는 공간이 주는 이국성은 일종의 해방감과 자유, 그리고 호기심을 제공해 준다. 용산에 배치된 고급 도심 리조트 구성은 중국이나 일본 등 근접한 국가의 리더그룹의 유치를 가능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류 장소가 될 수 있는 매력적인 지리적 장점이 있다. 그리고 관광의 목적과 요인들은 점차 다변화 되고 있으며, 시설보다는 참여할 수 있는 문화가 중심이 되는 것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계획되고 있는 수많은 한강이용 계획에 누락된 것 중 하나가 소득이 생기고, 도시생활의 생산 활동이 가능한 생활공간의 개념이다. 이는 수변 경관에 대한 시각과 맞물리게 되는데, 주간의 한강 이용이다. 주간에 한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업무를 중심으로 한 생활공간이 되어야 하나, 이에 대한 제안들이 나오진 않았다. 한강 수계의 변화는

그림 생활공간으로써 한강이용을 위한 개념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한계이며, 한강변의 지하철과 교통 체계와 연계한 한강 절점 오피스 복합 공간을 제안한다. <그림112> 즉, 망원, 마곡, 여의도, 잠실, 뚝섬 등을 연계한 복합 업무 지역을 구성하는 것이다.

 

비록 강수량과 수계의 차이가 있지만, 프랑스 파리의 재무성 청사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그림113> 한강으로 돌출된 건축공간들은 적극적인 한강 활용의 핵이 되며, 수변 경관을 매력적으로 구성할 도심 장치가 된다. 디자인에 따라서 이들 한강을 향한 돌출 공간들은 매력적인 상징들이 될 수도 있다. 수변을 따라 한강의 교량처럼 충분히 떨어진 건물들은 365일 활용이 가능하며, 적극적인 도시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강변 대지에서 출발된 보행자 전용 육교는 무빙워크 moving walk 가 동시에 설치되어 이동의 편의성을 증가시켜 준다. 한강을 향해 데크처럼 내 밀어진 건물들은 다양한 디자인과 크기로 구성되며 하부 공간은 계절에 따라 휴식공간화 할 수 있으며, 그늘과 바람의 공간이 될 수 있다. 몇 년 주기로 침수되는 수계를 감안하여 필로티와 된 공간은 가변시설물들로 활성화 될 수가 있다. 지상층은 다양한 업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비좁은 서울시의 행정 사무실들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한강은 주말이나 야간 생활 체육시설의 기능뿐만 아니라, 24시간 가동되는 매력적인 도시 경제 활동 공간이 되는 것이다. 더불어 각각의 이용은 이미 서울시가 적용하고 있는 수상택시와도 연계되어 있다. 홍콩의 경우 홍콩 섬과 구룡반도를 잇는 페리 호는 가격도 저렴하면서 홍콩 최고의 교통수단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접근이 쉽게 디자인 되어 있어서, 일부러 페리를 타고 몇 번씩 왕복한다. 빠르고 편리한 지하철을 마다하고 말이다. 비록 강변을 따라 경제적으로 건설된 도로들로 차단된 한강접근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지만, 생활공간으로 활성화 할 필요도 있다. 사실 서울의 수상택시가 활성화 되지 않는 것은 연계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수상택시에서 내려서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해 지는 것이다.

서울의 한강 경관이 매력적이지 않지만, 이런 적극적인 공간을 창조함으로써 새로운 도시의 매력요소를 강화시킬 것이다? 이왕이면 2008년 현재 계획 중인 서울 시청사가 충분한 공간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한강변에 각각의 서울시청의 분관들을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이곳은 대지를 구입하기 위한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것도 경제성에서 유리하다.

산책로로 활용하기엔 한강은 너무 멋지고, 크다. 한강과 직접 연접된 워터프론트로써 디자인도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토지 구입비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공원으로써 한강, 서울시민들의 체육공원으로써 한강을 넘어서서 생활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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